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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이중전환의 실체와 노동 중심 전환의 필요성

김우식/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상임연구위원

한국 조선업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다시금 수주 호황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도크는 꽉 찼고, 선가는 상승하고 있으며, 재무제표의 적자는 하나둘 흑자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조선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단순히 물량의 증가나 경기의 순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훨씬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과거의 호황기가 더 많은 노동자를 투입하여 더 빠르게 선박을 건조하는 양적 확장의 시기였다면, 지금의 호황기는 생산의 방식, 에너지원, 그리고 노동의 구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질적 전환의 시기다.

 

우리는 이 거대한 흐름을 '조선업의 이중전환(Dual Transformation)'이라 부른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과 국제 규제 강화에 따른 탈탄소 전환(Decarbonization)과, 생산·관리·물류·안전 전 영역을 데이터와 자동화로 재구성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결합하며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을 의미한다. 한국의 대형 조선소들은 이 두 흐름을 각각 친환경 선박·CCUS·사업장 감축과 스마트야드·스마트십·자동화/무인화라는 축으로 묶어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이 전환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나 인구 절벽에 따른 인력난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대한 불가피한 생존 전략처럼 보인다. 기업들은 친환경 기술 없이는 수주가 불가능하고, 스마트 기술 없이는 수출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전환의 본질은 가려진다. 이중전환이 기술 발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외부 환경에 대한 불가피한 적응으로만 이해될 때, 우리는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을 잃어버리게 된다. 누가 이 전환을 설계했는가, 그 선택은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조선업의 스마트기술은 저절로 도래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업이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자원을 투입한 결과이며, 따라서 불가항력적인 흐름으로 당연시되거나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서는 안 된다. 기술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선택되는 것이다. 어떤 기술을 도입할지, 어떤 속도로, 누구의 판단 아래 실행할지는 모두 선택의 문제이며, 그 선택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노동, 안전, 숙련의 지형을 바꾼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합은 이 선택의 과정을 감시하고, 그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책임이 있다.

 

그 책임은 단순한 적응의 요구를 넘어선다. 노동조합의 관점에서 이 이중전환은 기술적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이 이윤 축적의 위기를 타개하고 노동 통제력을 회복하기 위해 단행하는 거대한 생산 레짐(Production Regime)의 재편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 글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국내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조선업 이중전환의 전략을 살펴보고,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서 전환의 투자와 비용 전가 구조를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와 관련된 쟁점을 정리하고 노조의 과제를 제시하면서 마무리할 것이다.

 

 

 

<목차>

1. 조선업 이중전환의 배경

2. 국내 대형 조선소의 이중전환 전략과 쟁점

3. 국내 대형 조선소 재무제표 분석

4. 노동 중심 전환의 필요성

 

*글의 전문은 파일로 첨부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