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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장조직력 진단과 과제

금속노조연구원   |  

❚목 차❚
제1장 서론: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제2장 금속노조의 현장조직력 진단
제3장 금속노조의 현장조직력 강화 방안
제4장 산별노조 현장간부 재생산의 위기와 현장조직력 약화

 

2010년 타임오프 및 2011년 복수노조제도 시행 이후 변화된 법제도적 환경은 현장의 민주노조운동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 전임간부 규모가 축소되면서 일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인적 토대가 무너졌으며, 회사를 등에 업고 설립된 복수노조-기업노조는 금속노조를 소수노조로 전락시키면서 헌법상의 권리인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원천봉쇄하고 있다. 나아가 자본은 법제도적 변화를 기회로 성장한 노무컨설팅업체와 결탁하면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다.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케이이씨(KEC), 유성기업, 만도, 콘티넨탈, 보쉬전장, 에스제이엠(SJM), 갑을오토텍, 한진중공업 등 셀 수 없이 많은 금속노조 사업장들이 이 같은 노조탄압 기획으로 인해 고초를 겪었으며, 노동조합의 조직규모와 조직력이 위축되고 훼손되는 상황을 경험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과연 노동조합 바깥의 요인들만으로 오늘날 금속노조가 겪고 있는 위기를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느냐는 문제제기도 존재한다. 즉, 타임오프 및 복수노조제도 시행에 따른 노동조합 활동의 제도적 규제, 이것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자본의 공격적 직장폐쇄와 기획된 노조탄압, 복수노조-기업노조 설립 시도가 조합원들의 대규모 이탈과 조직분열을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2011년 7월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전국적으로 복수노조-기업노조가 우후죽순처럼 생긴 가운데서도 어떤 곳은 어용노조 설립과 회사의 노조탄압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반면, 조합원의 대규모 이탈과 소수노조로의 전락을 피하지 못한 사례들도 존재했다는 점은 노동조합이 겪고 있는 위기가 단지 노동조합 외부의 요인들만으로 일반화할 성질의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타임오프 및 복수노조제도 시행 이후의 투쟁국면을 거치면서 금속노조가 얻은 -어찌보면 매우 당연한- 교훈 중 하나는 우리 내부의 현장조직력이 상당히 취약한 상태에 있을 때에 자본의 노조탄압 시도가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조합원들의 무관심과 낮은 참여도, 노사관계에 대한 무사안일주의와 노동조합에 대한 대리주의 성향, 누구도 간부나 대의원을 맡으려고 하지 않는 간부 기피현상, 현장의 계파 간 갈등 등 어쩌면 최근의 제도적 변화보다도 훨씬 더 오래전부터 지속돼왔던 현장조직력 약화가 -자본의 노조 무력화 시도나 법제도적 환경 변화 못지않게- 투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변수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인식은 금속노조의 투쟁 및 사업방향이 소수노조를 무력화하는 창구단일화제도의 폐지, 불법적-초법적인 노조탄압 및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는 사용자에 대한 처벌 강화, 노조탄압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제공한 악질적인 노무컨설팅업체에 대한 처벌 등 노동조합 외부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내부의 단결력과 조직력을 강화하는 내용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

금속노조는 복수노조 투쟁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7기1년차(2012년)부터 사무처 유관부서들이 결합한 복수노조 대책위원회 기획팀을 가동하고 있다. 2011년 7월 이후 금속노조 사업장에서의 동시다발적인 복수노조 설립이 몇몇 개별 사업장의 투쟁이 아닌 전국적 차원에서 전개되는 계급 역관계 차원의 투쟁이라는 문제의식과 더불어 이를 지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복수노조 상황은 아니지만 이후 기업노조가 설립될 가능성이 있거나 혹은 기업노조가 설립될 경우 금속노조의 조직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곳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응기구도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존재했고, 이를 위해 2012년 말(7기2년차)부터 몇몇 유관부서들이 결합한 조직진단 기획팀을 꾸리게 된다. 조직진단 기획팀의 활동은 <조직진단 사업>으로 구체화됐으며, 앞서 언급했듯이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의 외적 조건들 못지않게 지회의 현장조직력, 내부의 단결력이 투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변수라는 인식이 내재해있었다.

이 연구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조직진단 사업의 결과를 종합하고 일반화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서, 지난 4년 동안 17곳의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추진-도출된 조직진단 가운데서 공통적으로 드러난 현상들을 정리함과 동시에 현장조직력 강화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존의 조직진단 사업은 개개의 단위지회에 대한 분석만을 진행했을 뿐 그 성격상 조직진단 결과를 전체 금속노조 차원으로 일반화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주로 현상에 대한 진단과 분석에 무게를 둠으로써 현장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기존에 진행된 조직진단 사업을 종합함으로써 현재 금속노조의 현장조직력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으며 어떤 배경들 속에서 약화돼왔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일반화하는 한편, 향후 금속노조가 현장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보고서 전문은 파일로 첨부돼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