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보고서 > 보고서
보고서
 

한국 제조업의 변천과정과 시사점

금속노조연구원   |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전후해 각종 산업경제 지표들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10여 년 가까이 이어져온 우리나라 제조업 호황기가 막을 내리고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담론들이 형성-확산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던 제조업 생산지수가 2008-2009년 들어 정체되는가 하면 제조업 가동률지수나 매출총액증가율,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이 모두 하락했는데 이 같은 이상 징후는 1997-1998년 외환위기에 못지않거나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한편 2010년대 중반부터는 제조업을 지탱하던 주력 업종-기업들이 직접적인 구조조정에 노출되거나 위험 상황에 처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STX조선, 성동조선 등을 비롯한 조선업종 전반에 구조조정이 휘몰아치는가 하면,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법인 분할에 나선 것도 모자라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대량 해고를 실시했고,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고성장 국면을 경유해왔던 현대기아차는 수출 및 해외시장 부진으로 판매실적이 정체-하락하기 시작했으며, 이와 연동해서 자동차부품사의 영업실적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같은 기간 석유화학, 전자-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약진이 두드러지기도 했지만 과거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에 큰 역할을 맡아왔던 주력 업종-기업들이 수년 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제조업이 본격적으로 저성장-위기 국면을 맞이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처럼 제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부정적인 변화들은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저성장 국면 진입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동안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세를 지탱해왔던 여러 구조적 요인들이 그 효과나 수명을 다했다는 위기 징후일 수도 있다. 혹은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나라 제조업 환경에 비춰볼 때 미중무역 분쟁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정체 국면에 그치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저성장이라고 지칭하든 혹은 위기라고 부르든, 아니면 심지어 일시적인 경기침체라고 보든 간에 멀게는 2000년대 말 이후, 가깝게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제조업이 체감하고 있는 생산활동이나 영업실적 부문 변화가 2000년대 전반에 걸친 유례없는 고성장 국면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만은 틀림이 없다. 이것은 작금에 제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변화가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제조업 위기를 거론하는 일부 담론 집단들은 경기순환의 일환으로 작동하는 일시적인 정체-하락마저도 마치 대단한 근원적 위기가 발발한 양 포장하고 그것을 빌미로 구조조정과 법제도 개악을 요구하고는 한다. 여기에는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위기’라는 표현을 빌려 공포감을 조장해서 손쉽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자본의 의도가 일정정도 작용하고 있다. 

 

만약 노동조합운동이 이러한 현상과 담론, 그리고 그 이면의 의도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독립적인 능력과 관점을 갖추지 못한다면 주류 담론에 세뇌된 채 자신의 입을 빌어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회사의 단기 영업실적 변화에 일희일비하면서 중장기적인 산업 전망과 정책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작금의 노동조합 현실을 반추해보면 이미 우려할만한 수준까지 와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최근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제조업 부문의 저성장-위기를 단순히 실체 없는 담론이나 경기순환의 일환으로 치부하면서 가볍게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비록 담론지형을 거치고 여과되면서 과장되거나 왜곡된 부분들이 있을지언정 단순히 정치적 수사로만 치부하기에는 최근 제조업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노동조합이 스스로 작금의 현상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대안을 찾는 일이다. 최근 제조업이 겪고 있는 저성장-위기가 그 누구도 결코 거스를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구조적 전환이 아니라면 노동조합운동은 생산이 전개되는 사회적 과정의 한 당사자로서 스스로 현상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담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자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상의 문제의식 위에서 이 글에서는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 제조업 발전과정의 장기 추세를 검토하면서 이것이 향후 노동조합운동에 주는 함의를 밝히고자 한다. 특히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의 변천과정을 비롯해 오늘날 우리나라 제조업이 처해있는 저성장-위기의 구체적인 특징들을 정리하면서 그것이 미래에 금속노조를 비롯한 노동조합운동에 던져주는 시사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 목 차 ❚


제1장 문제제기 및 연구개요 (홍석범)

  1. 문제제기

  2. 분석틀

  3. 연구개요


제2장 제조업 경영활동 변화와 특징 (홍석범)

  1. 제조업 생산활동 및 생산성 추이와 특징

  2. 제조업 주요 업종별 생산활동 및 생산성 추이

  3. 제조업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변화

  4. 소결: 요약 및 시사점


제3장 제조업 수출시장의 변화와 특징 (손정순)

  1. 전체 수출입액 현황

  2. 제조업 업종별/지역별 수출입 추이

  3. 한국 제조업의 문제점: 대외교역을 중심으로

  4. 소결: 요약 및 시사점


제4장 제조업 기업관계 변화와 특징 (엄재연)

  1. 대기업-중소기업 하도급 거래관계의 형성과 확산

  2. 하도급 거래관계의 특성

  3. 약탈적 하도급 구조

  4. 소결: 요약 및 시사점


제5장 제조업 노동시장 변화와 특징 (홍석범)

  1. 제조업 노동시장 규모 및 구성 변화

  2. 제조업 임금노동자의 노동조건 및 조직률 변화

  3. 제조업 기업들의 노동비용 구조 변화

  4. 제조업 기업들의 제조원가구조 변화 

  5. 소결: 요약 및 시사점

 

 

*보고서 전문은 파일로 첨부돼있습니다.